
롱블랙 프렌즈 K
새해 운동 계획, 잘 지키고 계신가요? 저도 매일 3km씩 뛰고 있습니다. 겨울이라 실내에서 러닝머신을 뛰다 보니 조금 지루하지만요.
그런데 이 따분함을 모험의 짜릿함으로 바꿔주는 앱을 만났어요. 마추픽추 탐험이나 해리포터의 마법 세계를 누비게 해주거든요. 2016년 뉴질랜드에서 탄생한 ‘더 컨쿼러The Conqueror*’입니다.
*앱스토어에 등록된 정확한 이름은 ‘더 컨쿼러 챌린지The Conqueror Challenges’. 컨쿼러는 ‘정복자’라는 뜻이다. 이하 ‘컨쿼러’로 표기한다.
원리는 간단해요. 내가 현실에서 1km를 달리면, 앱에서도 가상의 코스를 정확히 1km 전진합니다. 에베레스트 초입 마을에서 출발해, 정상까지 64km를 정복하는 식이죠. 심지어 ‘실물 메달’도 집으로 보내줘요!
재밌는 건 이 챌린지가 유료라는 겁니다. 예를 들어 에베레스트 챌린지 참가비는 33.99달러(약 4만 9000원)이에요. ‘뛰는 것도 힘든데 누가 돈까지 내나’ 싶지만, 컨쿼러의 연 매출은 무려 8000만 달러(약 1157억원)*에 달합니다.
*2023년 기준.
150개국 100만 명을 돈 내고 뛰게 만든 컨쿼러의 집요한 경험 설계. 15년간 현대차와 SK텔레콤, 쿠팡의 UX디자이너와 리서처를 거친 전문가, 레드버스백맨과 함께 분석해 볼게요.
Chapter 1.
러닝머신, 더 재밌게 탈 수 없을까?
컨쿼러는 달리기 앱의 당연한 공식들을 버렸습니다. ‘얼마나 빨리 달렸나’, ‘칼로리는 얼마나 썼나’ 같은 것들을 말이죠. 속도도, 심박수도 표시되지 않아요.
창업자인 아담 엘 에이지Adam El-Agez가 집중한 것은 단 하나. ‘운동을 게임처럼 즐기는 경험’입니다. 사실 아내가 영감을 줬어요. 아내는 벽에 뉴질랜드 지도를 붙여두고 러닝머신을 뛰었어요. ‘뉴질랜드 북섬 종단’을 목표로 삼고, 매일 그날 달린 거리만큼 지도 위에 선을 긋더래요. 다 뛰고 나면 환한 얼굴로 외쳤죠. “오늘은 오클랜드까지 왔다!”
여기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계기판의 숫자만 보며 뛸 때보다 훨씬 즐거워 보였죠.
“좋은 아이디어였지만 기록하는 과정이 너무 번거로웠어요. 직접 거리를 계산하고 펜으로 일일이 긋는 게 귀찮았죠. 비슷한 서비스가 있나 찾아봤는데, 없더라고요. ‘그럼 내가 직접 만들지 뭐’ 하는 마음으로 개발 업체를 찾아갔습니다.”
_아담 엘 에이지, 2024년 Between two beers 팟캐스트에서